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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여수엑스포,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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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6.14  07:3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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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완규 동부매일신문 발행인.
연일 밀려오는 손님들 때문에 우리 시민들은 날마다 아우성이다. 그래도 어쩌랴. 여수가 좋다고 오시는 분들인데 힘들지만 기꺼이 맞이할 수밖에.

이제 도시도 시민도 초창기의 혼란에서 벗어나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아직 시민들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래도 서서히 적응해 가는 시민들의 모습이 좋다.

바둑에는 복기라는 것이 있다. 게임이 끝나고 승부가 나면 상대와 마주 앉아 이 판이 어디서부터 잘못 됐는지 서로 반성하는 시간이다.

우리는 처음에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이제 박람회도 중반전에 들어섰으니 바둑판처럼 복기를 해 보기로 하자.

우선 첫 단추의 잘못은 관람객 예상 숫자의 어긋남에서 찾아야겠다. 애당초 조직위는 박람회 개최기간 동안 1,080만 명의 관람객이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 숫자를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 숫자에 맞춰서 우리는 예산을 편성했고, 교통 대책을 수립했고, 숙박시설과 자원봉사자를 준비했고, 우리의 들뜬 마음도 준비했다.

그러다 보니 숙박시설도 식당도 넘쳐나는 손님들 때문에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다. 그래서 시작도 하기 전에 조금의 거품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막상 문을 열고 보니 실제는 예상치의 절반도 오지 않았다. 모두가 많이 놀랐다. 여수시도 놀랐고, 조직위도 놀랐고, 대한민국도 놀랐다.

그나마 찾아온 관람객들도 여수시내로 들어오지 않았다. 들어온 관람객은 극소수였고, 박람회장을 구경하고 곧바로 여수를 빠져나간 관람객이 대부분이었다.

어수선함의 연속이었다. 초반부터 여기저기서 부정적인 의견들이 쏟아졌다. 여수에 가면 숙박이나 식당이 비싸다는 소문이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제어가 되지 않았다.

거기에 지역을 배려할 것이라고 기대했던 조직위원회의 배신(?)도 한 몫을 차지했다. 이래저래 조직위는 당황했고, 시민들은 분개했다.

그렇다고 조직위만 탓할 것은 아니다. 우리는 어떤 잘못을 했을까? 그러기까지 분명 우리의 잘못도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우리가 그동안 박람회 홍보만 열심히 했지, 정작 우리도시에 필요한 도시마케팅 전략이 부족했다는 사실이다.

박람회장을 찾아오면 당연히 여수시내에 와서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쇼핑도 하고 갈 것이라고 우리는 생각했다.

박람회장만 보고 바로 떠날 사람도 일부 있겠지만, 그래도 상당수 관람객들은 당연히 여수 시내를 방문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어디에서 무엇을 하게 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마케팅을 소홀히 했다는 점이 지금 뼈아프다.

박람회장에 온 사람들을 여수시내로 어떻게 유인할 것인가, 여수의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 대책수립이 미흡했다는 점이 지금 많이 아프다. 박람회장에서 여수시내로 들어오는 통로가 단절이 되니 어떻게 해 볼 재간이 없었다.

그러나 아프다고 누워있을 수만 없는 것이 우리의 처지다. 조금 아프기는 했지만 현명한 우리 시민들은 조금씩 그 아픔들을 극복해 나가고 있다.

밤이고 낮이고 거리에서, 뙤약볕에서, 고생하는 우리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이 눈물겹다. 한 사람이라도 더 여수 시내로 보내기 위해 노력하는 그 모습도 고맙고, 여수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그 모습도 고맙다.

아직 일부 몰지각한 식당이나 숙박업소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식당이나 숙박업소는 본래 여수시민이 가진 따뜻한 마음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 모습도 고맙다.

이제 우리 시민은 긴 꿈에서 깨어나 냉엄한 현실을 볼 수 있게 됐다. 그것이 아픔을 겪은 다음에 얻은 귀중한 소득이 아닐 수 없다.

박람회가 우리의 최종 목표가 아니라 우리가 가야할 긴 여정에서 하나의 과정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우리는 깨닫게 됐다.

초기에는 분명 우리가 실패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시민들의 마음이 이제는 하나로 모여졌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러면 안 된다는 공감대가 시민들 가슴마다 아롱져 있다. 승용차를 가지고 나오지 말라고 하니까 정말로 승용차를 가지고 나오지 않은 시민들을 보라. 위대한 여수시민이다.
여수는 이제 완벽한 숙박시설을 갖춘 종합 해양 휴양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대한민국에 이렇게 다양하고 완벽한 조건을 갖춘 도시는 어디에도 없다.

도시는 살아있는 생명체다. 우리가 이 도시를 어떻게 육성하느냐에 따라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는 것이 도시다.

이제 박람회가 성공했느냐 실패했느냐는 우리에게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도시는 몇 사람 또는 단기간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다. 여러 사람이 10년 이상의 지속적인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

여수는 지금 우리 눈앞에 펼쳐져 있는 현상보다도 훨씬 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기회의 땅으로 변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 도시는 위대한 도시다.

지금부터 다시 시작하자. 지금부터 도시의 미래를 준비하고 설계해 나가자. 10년 후 우리의 도시는 세계 속의 위대한 도시가 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아가고, 우리의 후세들에게 물려줄 자랑스러운 땅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일선에서 고생하는 시민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정말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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