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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순사건 조례 제정 3년째 표류·학술대회 중단…정치권 무관심 개탄여사연 논평, “조례 제정 표류는 여수시의 소극적 태도와 국민의당 시의원의 조직적 반대가 원인”
마재일 기자  |  killout13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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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17  09:5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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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군 협력자 색출 장면. 1948년 여순사건 당시 우리나라에서 LIFE의 특파원으로 활동했던 칼 마이단스(Carl Mydans)가 찍은 사진. 촬영일 1948.10.

여수지역 시민단체가 제주4·3사건의 진압에 대한 출병을 거부하고 항명하면서 시작된 여수·순천 10·19사건(여순사건, 1948년 10월 19일)에 대한 지역 정치권의 무관심을 질타하고 나섰다.

사단법인 여수지역사회연구소(이하 여사연)는 16일 논평을 내어 “촛불항쟁에 힘입어 지난 5월 10일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 중 국민주권의 촛불민주주의 실현 전략의 세 번째 과제로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과거사 문제 해결’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여순사건의 발발지인 여수지역에서는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는 현실을 개탄한다”고 밝혔다.

여사연은 특히 여순사건 69주기를 앞둔 시점에서 ‘여순사건 조례 제정’이 3년째 여수시의회의 심사 자체가 보류된 상태이고, 지난 18년간 개최해 왔던 학술토론회가 개최되지 않는 등 무관심이 도를 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여순사건 관련 조례 제정은 3년이 넘도록 여수시의회에서 잠자고 있다. 이 조례는 지난 2014년 11월 17일 여수시의회 서완석 의원 등 14명이 ‘여수시여순사건민간인희생자위령사업지원등에관한조례안’으로 발의된 후 표류하다가 2년 3개월만인 올해 2월 ‘여수시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위령사업지원에관한조례안’으로 재상정됐으나 해당 상임위에서 심사 보류된 상태다.

여사연은 조례 상정 초기 민선 6기 초기 여수시의 이해할 수 없는 소극적 태도와 이후 국민의당 소속 시의원의 조직적 반대로 해당 상임위를 통과하지 못하는 것이 조례 제정 지연의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 1948년 여순사건 당시 우리나라에서 LIFE의 특파원으로 활동했던 칼 마이단스(Carl Mydans)가 찍은 사진. 촬영일 1948.10.

여사연은 지난 2017년 6월 9일 국민의당 소속 여수시의회 기획행정위 주재현(위원장), 이선효, 김양효 의원과 국민의당 을지역위 사무국장 등 4명이 여수지역사회연구소를 방문해 관련 조례안 통과를 위한 분위기 조성차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가 안보단체를 방문하면 상정해 처리하겠다는 약속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대회의는 7월 14일 안보단체를 방문하고 결과를 주재현 의원에게 통보했으나 이들 의원들은 시민사회와의 약속을 어기고 8월과 9월 제179·180회 임시회에 상정조차 하지 않는 등 다수당의 의정 횡포가 계속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 소속 여수시의원은 신의가 없고 주승용 국회의원은 의지가 없어 과거사 문제 해결에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여사연은 특히 인근의 순천, 구례와는 달리 여수는 아직도 여순사건 관련 조례가 제정되지 못한 부끄러운 지역이 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여사연 관계자는 “전남도의회가 지난해 10월 ‘여순사건진상규명을위한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고 보수의 아이콘인 대구에서조차 ‘대구10월폭동’을 지난해 8월 ‘대구광역시10월항쟁등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위령사업지원등에관한조례’를 제정해 ‘10월항쟁’이라는 용어를 자치단체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면서 “조례를 3년이 다 되도록 의결을 유보하고 있는 여수시의회는 다수당인 국민의당 시의원에 의해 지역의 정체성을 의심받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반군 협력자 색출 장면. 1948년 여순사건 당시 우리나라에서 LIFE의 특파원으로 활동했던 칼 마이단스(Carl Mydans)가 찍은 사진. 촬영일 1948.10.

여순사건 관련 조례가 제정되지 못하면서 ‘여수시사회단체보조금지원에관한조례’에 따라 1998년 여순사건 50주년을 계기로 한해도 거르지 않고 지속된 ‘여순사건 학술토론회’는 19년 만에 개최되지 못하는 실정에 놓였다.

여사연은 “그동안 학술토론회는 전국 및 국제학술대회를 매년 지자체 보조금 및 5.18재단이나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등에서 지원받아 18차례를 개최하면서 100여 편 이상의 논문이 작성됐는데 민선6기 들어 올해 처음으로 학술토론회가 중단됐다”고 밝혔다.

여사연 관계자는 “여순사건특별법을 대표발의한 정인화(국민의당, 광양·곡성·구례) 국회의원 주관으로 ‘여순사건 특별법 토론회’를 기획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국감 일정 등으로 진전이 더디지만 올해 안에 1차 토론회를 개최하려고 계획 중이다”고 말했다.

여사연은 “여순사건 관련 조례가 없다보니 올해 사회단체 보조금 지원이 불가능하고 시민 여론을 의식해 지난해부터 여수시가 직접 주관하는 합동위령제를 개최하고 있으나 중요한 것은 추모위령사업과 조사연구사업 등이 조례로 제도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주철현 시장은 지난 2014년 5월 지방선거 전에 열린 ‘여수시장 후보자 정책토론회’에서 여순사건 명예회복을 위한 기념위령사업 방안을 적극 약속 했었다”고 상기시켰다.

당시 토론회에서 주 시장은 “비슷한 성격의 제주4·3사건이 2000년도에 특별법이 제정된 것에 비해서 우리 여수의 현실은 너무나 안타깝다”며 “특별법이 제정되기 전이라도 우선, 시 주도적으로 조례를 제정해 여수지역만이라도 진상 조사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시와 시의회, 도의회가 공동으로 대응하는 방안도 꼭 필요하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약속했었다.

여사연은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여순사건 명예회복을 위한 기념위령사업 방안을 이제는 여수시장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지역 주민들의 문제를 나 몰라라 뒷짐 진 자치단체가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 불 타버린 여수시가지. 1948년 여순사건 당시 우리나라에서 LIFE의 특파원으로 활동했던 칼 마이단스(Carl Mydans)가 찍은 사진. 촬영일 1948.10.

여사연은 이와 함께 묘소도 없는 위령제에 현충원에서 하는 형식의 기관·단체장 조화 헌화 방식은 맞지 않다며 지난해 위령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한, 유족이 행사의 객체가 아닌 주체가 되는 행사를 기획해 관 주도의 일방적인 형식적인 행사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여사연은 여순사건 69주기 사업으로 오는 18∼19일 제주시교육청 예비교사팀, 19∼20일 제주청년연합회, 21일 광주역사교사모임, 28일 매영답사회 등 총 4차례에 걸쳐 여수·순천·구례 여순사건 합동위령제 및 학살전적지를 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70주기를 맞는 내년에 여순사건 추모위령사업 준비를 위한 가칭 ‘여순사건 7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준)’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여사연 관계자는 “제주4.3의 경우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가 70주기 사업으로 12억 원의 예산을 확보해 사업에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총25개 사업에 대해 26개 단체·개인이 9억5000만 원(추정)을 전남도와 여수시에 신청을 추진 중이다”고 밝혔다.

   
▲ 여순사건 위령비.

여사연은 “전남도와 여수시는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인 과거사 문제 해결의지를 지역의 과거사인 여순사건을 ‘시민 눈높이에 맞는 과거사 문제 해결’ 의지로 재구성해 실행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수·순천 10·19사건(여순사건)은 1948년 10월 19일 여수시 신월동에 주둔하던 국방경비대 제14연대 소속 군인 일부가 이승만 정권의 제주 4·3사건 진압에 대한 출병을 거부하고 항명하면서 정부군의 진압과 사후 토벌 과정에서 무고한 민간인 1만여 명이 희생당하고 일부 군경이 피해를 본 사건이다. 전남 동부지역을 중심으로 전남 일대와 전북 남부, 경남 서부, 대구까지 확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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