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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투어리즘의 경고<하> 도시가 관광객에 의해 파괴되고 있다
마재일 기자  |  killout13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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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06  11:5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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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베니스, 제주도 등 유명 관광지가 몰려드는 관광객들이 도시를 점령하면서 임대료 폭등, 교통체증, 물가·부동산 가격 폭등 등으로 지역민들의 삶의 질이 저하되면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관광산업의 위기는 관광객 수가 줄어들어 오는 것이 아니라 관광산업이 누구를 위하고 무엇을 위한 것인지 기본적인 철학이 확립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베니스 등 세계 유명관광지 관광객들로 몸살
임대료·물가상승·교통체증 등 주민 삶 질 저하 불만 고조

몰려오는 관광객들 때문에 바르셀로나, 베니스, 베를린, 동경, 몰디브, 제주도 등 세계의 이름난 도시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관광으로 이름을 알리고 덕분에 경제력을 자랑했던 도시들이 이제는 삶의 자리를 관광객들에게 빼앗긴 채 내몰리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이른바 과잉관광, 지역에서 감당하기 힘든 수의 관광객이 방문한다는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의 폐해다. 오버투어리즘은 관광자본에 의한 상업적 관광지화로 밀어닥치는 관광객들이 도시를 점령하고 삶을 침범해 오래된 상점이나 주민들이 쫓겨나는 투어리스티피케이션(touristification)으로 이어진다. 도시개발로 원주민들이 쫓겨나야 하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과 같은 결말이다. 관광객과 함께 공유해야 할 사회기반시설이 과부하 상태가 되면서 지역민들은 삶의 질 저하를 감수해야 할 처지에 몰린다.

지난 1월 29월자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누구나 한번쯤 가보기를 꿈꾸는 도시 베니스의 주민들이 관광객들을 막아서는 시위에 나섰다. 주민들이 배위에 올라 입항하는 크루즈를 막고 ‘우리는 당신을 환영하지 않는다’, ‘관광객은 꺼져라’, ‘당신은 지금 이 곳을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우린 살아 숨 쉬는 진정한 도시를 원한다’ 등의 피켓과 깃발을 흔들며 저항하는 시위를 벌였다. 더 이상 자신들이 살고 있는 도시가 관광객에 의해 파괴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는 절규라고 할 수 있다. 베니스는 한 해 2000만 명이 방문한다.

   
▲ 시민들이 올라탄 선상 시위대가 입항하는 크루즈를 막아선 채 저마다 피켓과 깃발을 흔들고 있다. ⓒ sputniknews.com

기사에 따르면 한 때 30만 명에 이르렀던 베니스의 인구는 지금 6만 명 선이 무너지고 4만 8000명 이하로 내려섰다고 한다. 채소가게, 빵집, 과일가게, 세탁소가 물가를 이기지 못하고 떠난 자리는 명품매장과 다국적 브랜드들로 채워졌다. 골목골목까지도 관광객을 위한 카페와 레스토랑이 들어서고 요리를 위한 모든 재료는 바깥에서 실어 나른다. 하루 관광을 마친 크루즈 여행자들은 쇼핑백을 들고 서둘러 배를 타고 다른 항구로 표표히 떠나가고 관광에 지친 베니스의 주민들은 그들의 섬을 하나 둘씩 떠나고 있다는 것이다.

관광이 이 도시의 생업임에도 불구하고 베니스의 주민들은 이제 이 도시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남기고 가는 소음과 쓰레기와 혼잡을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지경에 다다른 것이다.

크루즈 관광은 베니스 관광산업의 20%를 차지할 만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은 지나갈 뿐 지역의 식당과 호텔, 작은 가게들에게 아무것도 남기는 것이 없다. 베니스의 주민들은 “우리는 밤에는 텅텅 비어버리는 관광객의 도시가 아니라 살아 숨쉬는 진정한 도시를 원한다”고 외쳤다.

한 시민의 인터뷰가 인상적이다. “이제 더 이상 도시는 삶이라는 것이 불가능해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임대료에 집을 구할 수도 없고 가게를 운영 할 수도 없어요. 어쩌면 우리가 이 도시에서 진짜 삶을 살아가는 마지막 세대가 될 수도 있어요. 베니스는 단지 5시간 남짓 머물고 떠나는 관광객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5일간 생활하고 일하는 주민들을 위한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베니스 정부는 시민들의 저항에 못 이겨 수상버스의 우선 탑승권을 주민에게 먼저 보장할 것과 베니스 일일 입장 관광객 수를 조절하겠다고 발표했다.

관광에 삶을 내어주고 도시를 빼앗길 것만 같은 위기감을 관광지의 수많은 시민들이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집값, 교통, 쓰레기, 물가 등 일상적인 삶을 살아가던 시민들이 어떤 논의나 토론도 없이 어느 날 문득 자신들의 도시에 주민보다 관광객이 많아지는 것을 깨닫는 순간, 관광을 ‘점령’으로 느끼고, 그로 인해 야기된 모든 문제에 대한 분노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수시에 던져주는 시사점이 크다. 

   
▲ 2016년 9월 거리로 나와 쇼핑카트를 들고 한 거리를 가득 채운 채 대량관광 반대 시위를 벌였다. ⓒ Generazione ‘90 facebook

바르셀로나市, 관광공포증 생겨날 정도로 몸살
지속가능한 성장·시민 모두에게 혜택 대책 추진

에메랄드빛 지중해안과 풍부한 해산물, 피카소와 달리, 가우디 등 예술가들의 자취가 곳곳에 남아있는 유럽 최대 관광도시의 하나인 인구 160만 명의 스페인 바르셀로나도 매년 3000만 명에 달하는 관광객들 때문에 ‘관광공포증’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날 정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잠시 머무르는 관광객들이 버리는 쓰레기로 도시 곳곳이 지저분해진 데다 밤이면 술에 취한 관광객들의 고성이 주민들의 수면을 방해한다. 주민들은 관광객들이 몰리는 구역을 피해 다니느라 출퇴근에 더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무엇보다 바르셀로나 시내의 주거 임대료가 폭등하면서 상당수 주민이 시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다. 관광객들이 몰리는 시 중심가의 주민 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

밀려드는 관광객들이 시와 국가의 경제에 큰 도움을 주고 있으나 정작 이들 관광객을 상대해야 하는 바르셀로나 시민의 삶의 질은 상대적으로 저하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바르셀로나市는 시민 삶의 질을 보호하기 위해 신규호텔의 영업허가를 중단하고 유명관광지와 시장의 관광객 숫자와 시간을 통제하는 등 대책을 내놨다.

‘관광거품’ 해소를 공약으로 내걸고 시장에 당선된 좌파진영의 아다 콜라우 시장은 지역주민과 관광산업간의 균형 있는 이익을 만들기 위해 신규 호텔 건립이나 단기 임대 아파트 승인을 유예하고 있다. 특히 시내 관광중심 구역에서의 신규 접대시설 허가를 일체 내주지 않고 있으며 새로 들어설 시설들은 모두 외곽으로 나가야 한다. 보케리아 전통시장,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구엘공원 등 유명관광지 관람제한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콜라우 시장은 일시적인 관광 수입보다는 바르셀로나의 문화적 측면을 보존함으로써 관광도시로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는 한편 관광지로서 혜택이 모든 시민에게 돌아가도록 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관광객 분산 대책을 추진 중이다. 물론 관광업계로부터 관광산업 위축 우려와 불만 등 강력한 반발에 직면하고 있다. 반면 시민들로부터는 환영을 받고 있다.

   
▲ 바르셀로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 블로그 blog.naver.com

몰디브, 개발이익 특정세력 독점…인구 3분의1 빈곤층 전락
세이셸, 관광객 수 제한·품위 떨어뜨리는 관광산업 육성 안해
제주도·전주·서울 서촌 등도 교통·주택·범죄 등 문제 발생

신혼여행의 대명사이자 풀빌라로 유명한 인구 30만 명의 몰디브는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물부족·쓰레기 문제가 생기고, 개발이익을 특정세력이 독점하면서 인구 3분의 1은 빈곤층으로 전락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 주요 관광지들이 방문객 증가로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해당 도시들은 경제적 혜택과 그 부작용 사이에서 해결책에 고심하고 있다.

태국 남부 시밀란 국립공원에 속한 섬으로 관광객과 다이버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코 타차이’에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자연환경 훼손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섬을 아예 폐쇄했다. 현지 매체들은 70명가량 수용할 수 있는 코 타차이 해변에 많게는 1000명 넘는 관광객이 몰려들어 음식 가판대와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보트가 진을 친다고 지적해 왔다. 이는 이 섬의 지속 가능한 수용 한계를 훨씬 넘어선 것으로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자연을 훼손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윌리엄 왕자 부부의 신혼여행뿐만 아니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대선 전 가족들과 휴양지로 선택한 곳으로 유명한 아프리카 동남부의 섬나라 세이셸은 천혜의 자연자원을 가진 곳이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관광수입이 국내총생산의 70%를 차지하는 세이셸에서 기후변화는 무서운 일이다. 이 때문에 세이셸 영역의 51%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할 만큼 개발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대기를 오염시키는 오토바이는 경찰만 사용하고, 자동차 수도 각 섬의 규모에 따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그래서 많은 관광객들이 이런 우마차를 택시로 이용한다. 세이셸 정부는 최대수입원인 연간 25만 명 수준인 관광객 수도 제한했으며, 품위를 떨어뜨리는 관광산업은 육성하지 않기로 했다. 관광객이 지나치게 많으면 환경이 파괴되고 결국은 관광객들의 외면을 받게 되고, 당장 눈에 띄는 개발보다 오래 지속되는 발전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앞서 깨달은 결과이기도 하다.

오버투어리즘이 남의 일만이 아니다. 중국 관광객이 폭증하면서 서울 명동과 서촌도 오버투어리즘을 앓고 있다. 전주 한옥마을도 관광객에 밀려 주민의 절반이 떠났다는 불명예스러운 사례지로 꼽히고 있다.

연 14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제주도도 교통·주택·쓰레기·부동산 가격 폭등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적정 한계를 넘어섰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관광객 범죄로 주민 안전이 위협받을 지경이다. 그런데 정작 관광객 증가에 따른 수혜는 면세점이나 대형마트, 대형여행사가 누리고 보통 제주도민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제주도는 관광객 급증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나자 지난해 뒤늦게 민·관 전문가들로 전담조직을 꾸려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바꾸는 등 해법 마련에 나섰다.

   
▲ 지난 2015년 여수 돌산지역 주민들이 해상케이블카와 유람선 운항에 따른 주말 교통난 해소를 여수시에 촉구하는 현수막을 게시했다.

日 쯔마고, 주민 헌장 만들어 보존·관광객 총량제로 제한
부탄, 초기부터 관광객 수 조절·부가가치 높이는 관광정책

사전에 대책을 잘 수립한 관광지들도 있다.

일본의 첫 번째 국가 중요 전통적 건조물군 보존지구로 지정된 나가노현의 작은 마을 ‘쯔마고(妻籠)’는 에도시대, 교토에서 도쿄를 잇는 나가센도(中山道)에 형성된 여관마을로 세계의 관광객들이 찾아온다. 한두 시간이면 돌아볼 정도로 워낙 규모가 작아 그 이름값으로만 보자면 밀려오는 관광객들로 몸살을 앓을 법하지만 이 마을은 여전히 평화롭고 조용하다. 1971년 주민들 스스로 주민헌장을 만들어 건축물을 보존하고 몰려오는 관광객들을 총량제로 제한하고 있다.

인구 74만여 명에 국민소득은 높지 않지만 양극화 현상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고 세계 행복지수 1위로 자주 거론되는 국가. 국내총생산은 세계 162위지만 국민들의 삶의 만족도는 높은 나라. 바로 부탄이다.

부탄의 국민 행복의 비결은 ‘환경 보호’, ‘지속가능한 사회경제 개발’, ‘문화 보호’, ‘훌륭한 거버넌스’가 꼽힌다. 부탄은 관광분야에 사실상 ‘입도세’를 적용해 관광객 수를 조절하고 부가가치를 높이는 등 여수시에 주는 시사점이 크다.

부탄은 모든 관광객을 받지 않고 우리 문화를 존중할 수 있는 ‘좋은’ 관광객을 받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이 때문에 1인당 1일 최소 250달러(약 29만원)를 쓰게 하고 있는데 이 가격을 지불하고서라도 올 만한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부탄 문화를 존중할 거라는 생각에서다. 이것은 관광객 숫자를 조정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250달러에는 숙박, 교통, 식사, 가이드 비용이 다 포함돼 있다. 물론 더 좋은 서비스를 받고 싶다면 추가 비용을 낼 수 있다.

지역 관광산업의 위기는 관광객 수가 줄어들어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지역의 관광산업이 누구를 위하고 무엇을 위한 것인지 기본적인 철학이 확립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관광객이 늘고 관광객 지출이 늘어나는 양적인 가치를 목표로 삼으면 관광지화에 따른 이득을 지역민이 향유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가 없다는 점에서 가시적인 성과 지향적인 여수시 관광정책 방향의 전면적인 재검토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관광개발과 진흥에만 치중한 나머지 지역민과 지역 관광자원의 보호대책 마련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여수시가 이제라도 지역민이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관광정책을 고민하고 수립해야 할 시점이다.

※ 자료 링크
http://www.news.com.au/travel/world-travel/europe/venetians-brandish-trolleys-and-prams-to-protest-tourism/news-story/53d45c0af91ee97fba17730ac8c3a3c5
https://sputniknews.com/europe/201609261045718356-venice-cruise-ships-protes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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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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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n 2017-06-17 13:10:55

    많은 관광객으로인한 주민들의 피해 정말 큰 문제입니다 시의 행정은 당연히 시민을 우선시하는 정책이되어야하며, 피해가 발생되었다면 당연히 개전책이 필요합니다 지방신문이지만 이런 문제까지 심도있고, 수준있는 기사가 있는것이 참으로 바람직한 일입니다 감사합니다.신고 | 삭제

    • 이태곤 2017-02-06 13:24:29

      저도 공감합니다. 여수신문인 동부매일신문에서 이런좋은기사를 본다는게
      감사드립니다신고 | 삭제

      • 김정웅 2017-02-06 13:18:05

        지역 신문에서 이렇게 전문적인 좋은 기사를 ^^
        우리 여수에서도 참고해야 할 정보 같습니다 ^^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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